소설

오만과 편견 후기

모두열공 2026. 2. 2. 09:24

나는 이 책을 아마 대학생 때부터 다양한 곳을 통해 들어왔다. 현대 라노벨의 원조 격이다, 고전 중에는 쉬우니 입문용으로 좋다 등등..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언젠가 읽어보겠다고 생각만 하고 여태까지 버려두다가 드디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사실 그 전에 밀리의 서재로 한 번 읽어보려다가 등장인물들이 헷갈려서 1/4도 못 읽고 하차를 했더란다.
이번에는 기필코 다시 읽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소개해주는 유튜브를 찾았는데 내가 즐겨보는 '너진똑'에 있었다. 40분 정도의 분량이었는데 인물들이 나름 분간이 되어서 이제는 제대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rLQNfVG6VU4?feature=shared


참고로 출판사는 문학동네였다. 류경희라는 사람이 번역했는데 꽤 매끄럽게 잘 된 것 같다.

오만과 편견의 당초 제목은 '첫인상'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작품은 첫인상에서 비롯된 오해에서 시작된 여러 가지 일을 다룬다고 할 것이다. 난 사실 결론도 모르고 읽기 시작해서 '너진똑'에서 영상을 보고 많이 놀랐다. 엘리자베스가 다아시랑 결혼을 한다고?! (설마 이런 고전에 스포일러를 운운하실 분은 없을 거라고 믿는다.) 하긴, 요즘 우후죽순 쏟아지는 영화니 드라마니 맨 처음에는 악연으로 시작하다가 정분이 나고 사귀고 결혼까지 하는데 그 클리셰의 근본이 바로 오만과 편견이었던 것이다.

500쪽 가운데 100쪽 정도까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한다. 엘리자베스를 리지, 일라이자 등등 다양하게 부르고 제인의 경우에는 베넷 양이라고 해서 나는 처음에 딴 사람을 가리키는 줄 알았다. 읽기 전에 나무위키나 웹사이트 등에서 등장인물 정도는 숙지하거나 정황상 맞혀보기 바란다.

결론적으로는 베넷 가의 딸들의 사랑 이야기라 어쩌면 너무 뻔하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각각의 인물의 감정선 변화를 매우 잘 그려낸다는 것이다. 맨 처음에 다아시를 그렇게 증오하고 위컴은 좋아하던 엘리자베스가 어떻게 그 마음이 확 뒤바뀔 수 있는지 그녀의 감정을 따라가보는 것이 독서에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맨 뒤에 있는 류경희 번역가의 해설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19세기 영국 여자의 사회적 지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해준다. 한사상속이라는 장남에게만(장녀는 안됨) 토지를 상속해주는 정말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제도가 베넷 가에게는 불행으로 다가온다. 베넷 가는 딸만 다섯이라 어느 누구도 한사상속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걸 안다면 당시 19세기 영국 여자들이 왜 이렇게 시집에 목을 맸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재밌다. 등장인물만 서로 구별이 되기 시작한다면 그 때부터는 고전소설이 아닌 정말 연애소설로 느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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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260201) 후기

1년 만에 다시 읽는데 정말 재미있다. 이번에는 중요인물 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도 신경을 쓸 수 있을 정도였다. 베넷 부인이 얼마나 속물이고 예의범절이 없는지 그에 비해 가디너 내외는 얼마나 훌륭하신 분인지 너무나도 대비가 되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심경 변화를 이미 결론을 알고 보니 오히려 너무 재미있었다. 이렇게 싫어했었는데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다니 정말 세상 일은 알 수 없는 법이다. 아마 여러분도 이런 일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첫인상이라는 게 생각보다 믿을만한 것이 못되는 걸 수도 있다.
요즘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신분이라는 것이 없어 보여도 학벌, 사는 곳, 재산 등으로 은연중에 드러나 보인다. 어떻게 보면 씁쓸하다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