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페스트(저자: 알베르 카뮈) 후기

모두열공 2025. 12. 19. 21:54

코로나19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은 결코 남의 일처럼 읽히지 않는다.

이야기는 ‘쥐의 집단 폐사’라는 이상징후로 시작한다. 쥐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곧 전염병은 인간의 발병으로 번져 도시 전체를 덮는다. 그리고 의사 리외를 중심으로, 그 상황을 감내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선택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소설에 흔한 ‘악인’이 없다는 것이다. 페스트라는 압도적인 위협 앞에서, 등장인물들은 모두 소시민적인 방식으로 흔들리고 계산하고 결단한다. 타루(사교적이면서도 신념을 가진 인물), 랑베르(신문기자), 파늘루(신부), 그랑(공무원)은 각자의 배경과 논리로 같은 재난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결국 서로 다른 선택을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사건을 따라가는 동시에 “그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계속 묻게 만든다. 인물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따라가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감정이입해 읽는다면, 이야기는 더 재미있어지고 독자의 기억에도 더 오래 남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