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매우 간단하다. 노인이 혼자 배를 몰고 나가 엄청 큰 물고기를 잡았지만, 상어의 습격을 받아 뼈만 남기고 돌아온다. 그 과정에서 노인의 고뇌와 독백을 음미하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처럼 느껴졌다. 역자가 말한 것처럼, 헤밍웨이는 이 책에서 상징을 억지로 찾아내는 태도를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작품은 결국 각자가 자기 삶의 언어로 읽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내 경험에 비추어 노인을 겹쳐 보게 됐다. 85일간 아무것도 낚지 못한 시간은 성과를 내지 못한 시기처럼, 큰 물고기를 잡는 순간은 마침내 성과를 거둔 순간처럼 읽혔다. 그리고 상어에게 물고기가 뜯기는 장면은 시기와 질투가 성과를 잠식하는 모습 같았다. 소년은 가족이거나 조력자, 혹은 끝까지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아직 나는 뚜렷한 성과를 말하기 어렵지만, 언젠가 큰 물고기를 잡는 날이 온다면 그 뒤에 이런저런 말이 따라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노인처럼 의연할 수 있고, 소년처럼 진심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인생은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p.s. 노인이 소년과 다시 배를 탄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지 너무 궁금하다. 후속작이 없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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