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츠비가 위대하다는 건지 궁금했다. 그 이유는 다 읽고 나서도 확실치 않다. 진심인지, 비꼬는 것인지 말이다. 어쩌면 진심이라면 개츠비의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말하는 것일 거고, 비꼬는 것이라면 그 열망이 비뚤어져 수단을 가리지 않는 데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소설은 닉 캐러웨이라는 관망자의 시선으로, 개츠비와 톰·데이지의 관계를 따라간다. 닉은 그 과정에서 개츠비의 여러 행동을 지켜보게 된다. 톰과 데이지는 둘 다 서로에게 만족하지 못해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갈구하면서도 서로를 버리지는 않는다. 한편 개츠비는 유부녀인 데이지의 마음을 사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한다. 이 집착을 사랑이라고 보기에는 사람 자체에 대한 매력보다는 돈으로 계급을 증명하려는 수단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개츠비가 데이지 자체를 사랑한다고 느껴지는 순간들도 분명 존재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출판된 1925년에는 미국 경제가 대공황 이전 호황기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 배경을 염두에 두고 이 소설을 읽으면 좋다. 그때 물질만능주의가 성행하였기 때문에 이 책 전체의 흐름이 사랑을 돈의 언어로 환산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떻게 보면 흔한 사랑 소설일 수 있지만, 도덕을 대놓고 놓아버리는 사람, 도덕을 말로는 표방하면서 뒤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람, 도덕을 내세우지 않고 평범하게 처신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다는 걸 보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리 길지 않으니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1920년대이므로 지금으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인종차별적인 대화가 있고, 전화가 현재와 달리 쉽지 않아 전개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기를 권한다. 개츠비가 위대하다는 것이 저자의 진심인지 혹은 반어법인지, 여러분의 렌즈를 통해 직접 가늠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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